재생에너지 확대 반영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체계 개편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시장 구조 변화
정부가 이번에 추진하는 요금 개편의 핵심 배경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하루 중 전력 생산 패턴이 과거와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설비가 집중적으로 가동되는 낮 시간대, 그중에서도 오후 1~3시 사이에는 전력 공급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됐다. 반면 해가 지는 오후 6시 이후에는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하면서 전력 수급 부담이 커지는 이른바 ‘덕 커브(Duck Curve)’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의 일률적이거나 단순한 시간대 구분 요금체계로는 효율적인 수요 관리가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발전량이 풍부한 시간대에는 전기요금을 인하해 전력 사용을 유도하고, 공급이 줄어드는 시간대에는 요금을 인상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결국 이번 산업용 전기요금 체제 개편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되는 전력시장 환경을 제도적으로 반영한 조치라고 평가된다.
산업용 전기요금 조정의 구체적 방향
산업용 전기요금 개편의 주요 내용은 시간대별 요금 차등 폭을 확대하는 데 있다.
정부는 전력 생산이 상대적으로 많은 오후 1~3시 구간의 요금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태양광 발전량이 정점에 이르는 시간대에 산업체의 전력 사용을 늘려, 남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전력 도매가격 하락 구간과 소매요금을 연계함으로써 가격 신호를 보다 명확히 전달하겠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반대로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오후 6~8시에는 요금 인상이 추진된다. 해당 시간대는 산업체 조업과 가정용 전력 수요가 겹치면서 계통 부담이 커지는 시기다. 이때 요금을 높이면 일부 기업은 설비 가동 시간을 조정하거나 에너지 저장장치(ESS)를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요금 체계를 통해 산업계의 자발적 수요 관리와 효율 개선을 유도하고, 전력 피크 부담을 완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차등체계 개편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
이번 차등체계 개편은 산업계의 생산 전략과 에너지 관리 방식에 직접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 전력 다소비 업종은 시간대별 요금 차이를 고려한 공정 운영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요금이 낮은 오후 시간대로 일부 공정을 이동시키거나,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탄력적으로 가동 시간을 조정하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에너지 효율 경영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요금 인상 시간대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생산 공정 특성상 가동 시간 조정이 어려운 업종은 비용 증가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업계에서는 충분한 계도 기간과 단계적 시행,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보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에너지 저장 시스템, 자가발전 설비,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계약(PPA)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계기가 되면서 전력시장 전반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론
재생에너지 확대 반영 산업용 전기요금 차등체계 개편은 발전량이 많은 오후 1~3시 요금을 낮추고, 수요가 몰리는 오후 6~8시 요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려는 정책이다.
이는 가격 신호를 통해 산업계의 자발적 수요 분산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유도하고,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 구조에 적합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업종별 부담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세밀한 보완책과 단계적 시행 전략이 병행돼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구체적인 요금 인상·인하 폭, 적용 시기, 업종별 지원 대책 등이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산업계 역시 변화하는 전력 환경에 대응해 에너지 관리 전략을 재정비해야 할 시점이다.